회원사 인터뷰

제18회 KBS재팬 윤석구 대표

작성일:19-06-28 11:03  조회:16,587

이달의 만남 (제18회) KBS재팬 윤석구 대표

 

이번달에는 일본내 5백만이 넘는 세대수가 가입하고 있는 KBS 월드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KBS재팬의 윤석구 대표님께 콘텐츠 산업의 흐름과 일본에서의 한류 현황, 그리고 앞으로의 사업 전망을 들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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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재팬의 소개를 부탁드린다.

 

KBS JAPAN은 KBS가 일본 지역에서 컨텐츠 채널사업을 위해 세운 현지 자회사이다. 원래 KBS가 해외에 진출한 계기는 공영방송으로서 한국의 문화와 현실을 전 세계에 거주하고 있는 해외 동포와 외국인들에게 알리기 위한 책임감에서 비롯되었다. 이를 위해 KBS는 [KBS월드]라는 채널이름으로 자체 콘텐츠를 편성해 전 세계를 향해 발신하고 있다. 현재 많은 나라에 KBS 월드채널이 방송되고 있고 이 역할은 공영방송의 기본적인 책임 가운데 하나이다.

 

그런데 일본의 상황은 조금 독특하다. 원래 KBS 월드 채널은 국제적인 공익사업의 성격을 갖고 있으나 일본의 경우 2000년대 초부터 한국 드라마가 큰 인기를 모으면서 컨텐츠 사업의 성격을 동시에 갖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 주목해 KBS는 2006년 자체 채널사업을 현지에서 진행하기 위하여 자회사로서 현지법인을 설립하였다. KBS재팬의 핵심사업은 드라마와 K-POP 등 KBS 콘텐츠를 일본 시장상황에 맞게 새롭게 편성하고 자막을 입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방송하는 채널사업이다.

 

□ 어떠한 방식으로 KBS의 콘텐츠를 발신하고 있나

 

케이블 텔레비전 네트워크, 위성TV 네트워크, IP TV 네트워크 , 멀티디바이스(모바일) DTV 또는 아마존 프리미엄 서비스 등에 [KBS 월드] 채널이 들어가 있다. 시청자들은 자신이 희망하는 플랫폼을 선택하여 여러 채널이 함께 들어있는 기본 패키지, 또는 보고 싶은 채널만 고를 수 있는 선택 상품을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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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월드는 올해 초 일본내 전체 가입세대 수가 5백만 세대를 넘어섰다. 일본 인구가 약 1억2천6백만명, 세대수는 약 5천만 세대로, 10가구 중 1가구가 KBS월드 채널을 시청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지난해말 새로 진입한 스카파 위성 사업의 신규 가입자 확대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일본시장에서 KBS 월드 채널의 편성은 특히 일본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은 드라마와 예능, K-POP 장르에 집중돼 있다. 또 한류 문화 콘텐츠를 소개하는 K-클릭이라는 자체 제작 프로그램도 방송하고 있다.

 

□ 채널이 있으면 24시간 방송을 해야할 텐데 어떻게 다 운영을 할 수가 있나

 

본사가 KBS1, 2TV를 위해 제작한 다양한 콘텐츠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역시 드라마로 편성비율이 60% 안팎으로 가장 높다. 그 외에는 슈퍼맨이 돌아왔다, 1박 2일 등의 버라이어티 쇼, 그리고 뮤직뱅크와 유희열의 스케치북, 가요무대 등 케이팝과 관련된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뉴스는 자막없이 한국어로 아침과 저녁 9뉴스를 생방송으로 전하고 있다. 일본 시청자들의 특성과 관심을 최대한 반영해 프로그램을 편성하도록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다.

 

□ 일본 방송사에서도 한국 드라마를 많이 방영하는데 KBS재팬에서 납품을 하는지?

 

KBS재팬은 현지에서 콘텐츠를 직접 방송국 등에 판매하지는 않고 현재는 채널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KBS콘텐츠의 방송권을 일괄 판매하는 [KBS 미디어]라는 자회사가 서울에 별도로 존재한다. 이곳에서 일본 바이어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병행 분리되어있다.

 

□ 방송 산업 분야도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향후 동향은 어떻게 전망하나?

 

콘텐츠 산업은 아주 급속한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의 배경은 인터넷의 출현이다. 인류가 전파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방송, 즉 브로드캐스팅이라는 개념이 최초로 등장했다. 처음엔 라디오로 시작해서 TV가 발명되면서 방송은 그 전성기를 맞이했다. 당시엔 플랫폼을 독점하고 있던 지상파 방송사들이 모든 면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의 출현으로 근본적인 지형이 바뀌었다. 콘텐츠의 OTT (OVER THE TOP) 세상이 온 것이다. 플랫폼은 저 아래에 있고 가장 위에 콘텐츠가 위치한다. 즉, 좋은 콘텐츠만 가지고 있으면 지상파든 종편이든 유튜브든 시청자가 원하는 어떤 수단을 통해서도 내보낼 수 있다. 플랫폼 구분에 앞서 누가 영향력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생산하느냐가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특히 언제 어디서나 개인 통신수단으로 동영상을 무료로 검색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유투브의 확산은 방송계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날이 갈수록 지상파 방송사의 입지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 한국 드라마가 일본에서 엄청나게 인기가 있었다가 한일관계 악화 영향으로 주춤했다가 요즘 다시 많이 방송되고 있는데, 그러한 한류 동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크게 세단계로 한류의 흐름을 설명할 수 있겠다. 1차는 겨울연가 등의 한국 드라마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시대, 2차는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등 K-POP 위주의 한류 전성시대이다. 그후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주춤하다가, 최근 다시 한류문화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인기 아이돌 그룹이 주도하는 K-POP과 한국 드라마 장르는 일본 안에서 독자적인 시청층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일간 여러차례 굴곡을 겪으면서도 안정적인 한류 소비층이 형성됐다는 사실은 다행스런 일이다. 젊은 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들이 즐기는 한류 콘텐츠는 분명히 있다. 여기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사업 측면으로 수익성이 있는 한류 콘텐츠를 어떻게 제작하고 성장시켜 갈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또 한가지는 공적인 측면으로 한일 상호간에 문화적인 이해의 폭을 더욱 넓고 깊게 만들어 가는 것이다.

 

최근 BTS가 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각국에서 한국어와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처럼 일본의 한류문화에 대한 관심도 좋아하는 연예인의 단계를 넘어 분명히 확산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 문화적인 교류를 통해 정치적인 흐름에 좌우되지 않고 견고하게 유지될 수 있는 한일관계의 기반을 다지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하고 있다.

 

□ 방송 채널 플랫폼이 자꾸 줄어드니까 다른 방향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그렇다. 가장 큰 이슈는 온라인 기반 콘텐츠 시장으로 어떻게 갈 것인가이다. 수요 면에선 일본시장이 얼마나 빨리 새로운 방향으로 바뀔 것인가가 중요한데, 컨텐츠 소비방식을 보면 일본은 상당히 보수적이다. 예를 들면 시청자 상당수가 아직도 TV 방송을 예약녹화해서 보거나 DVD 타이틀을 빌려 본다. 65세이상이 인구의 30%에 근접하고 초고령화가 진행중인 일본의 소비 특징이기도 하다.

 

전체로 보면 콘텐츠 소비 패턴이 몇 가지로 나뉜다. 첫번째는 방송 즉, 케이블이나 위성 등 플랫폼 채널을 통해 보는 방식이고 두 번째는 DVD 회사가 타이틀을 만들어 대여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전송권 판매를 통한 온라인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일본의 컨텐츠 소비방식이 보수적이라고 해도 어차피 속도의 차이일 뿐 앞으로 온라인 시장이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요의 변화를 주의 깊게 보고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

 

□ 일본에 사는 한국 사람으로써 한국과 일본 양국 미디어가 상대국에 대해 너무 자극적인 기사만 쓰는 것 같다. 이유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각 나라의 정부는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여론이 형성되기를 바란다. 그것이 권력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미디어를 향해 자료 제공, 인터뷰 등 다양한 방식의 소통을 한다. 그것을 취사선택하고 어떤 방식으로 쓸 것인지는 미디어의 자율성에 달려있다. 하지만 상당수 미디어가 좁은 의미에서 내셔널리즘의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시청자들의 생각과 행동은 미디어에 의해서 많이 좌우되기 때문에 책임이 크다. 휘둘리지 않고 균형 잡히면서도 전문성 있는 기사는 바람직한 여론 형성 과정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 권력의 눈치 보지 않는 그런 기사 말이다. 세계 여러나라가 시민들이 부담하는 수신료를 바탕으로 공영방송을 유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참고로 KBS는 1973년에 한국방송공사, 즉 공영방송사로 전환되었고, 1980년 방송사 통폐합을 통해 KBS1TV와 KBS2TV의 2채널 체제로 바뀌었다. KBS는 우리나라의 대표 공영방송사로 KBS 1TV는 전액 수신료로 운영되고 있다. 외국의 주요 공영방송사들은 정기적으로 국회와 협의하여 물가 수준에 맞추어 수신료를 조정하는 시스템이지만 우리나라는 1980년이후 수신료가 동결되었다. 이 체제가 장기화되면서 KBS2채널 운영과 관련한 광고 의존이 높아져왔다.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 시대로 유튜브 등 온라인 매체가 확산되면서 광고시장이 급변해 KBS도 장기적인 재정구조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수신료 문제는 국회 협의가 필요한 사항으로 공영방송 제도와 장래 방향에 관한 우리 사회전체의 신중한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 마지막으로 특파원으로 오셨을 때와 지금의 생활의 차이는?

 

2014년에서 2017년까지 도쿄특파원으로 일본에 주재했다. 그때는 한일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았다. 미디어에 등장하는 한일 관계의 일반적인 소통 방식은 표면적이다. 감정적인 이슈에 의해 악순환이 거듭되는 특징이 있다. 그 모티브가 되는 것이 흔히 내셔널리즘이다. 한일관계가 표면 단계에 계속 머무른다면 서로에 대한 이해에 한계가 있다.

 

이제 심층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심층 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정치 지도자들 뿐만 아니라 유권자들도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어떤 대안이 있는 것인지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한다. 일본과 한국의 미디어, 특히 NHK와 KBS 같은 공영방송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시청자들의 판단과 여론 형성에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는 책임 있는 분석과 기사가 절실하다.

 

개인적으론 특파원 근무시절 이같은 책임감에도 불구하고 막상 하루하루 제작을 하는 과정에서 여러 현실적인 한계 때문에 벽에 부딪히는 일이 많았다. 저널리스트로서 한국의 시청자들에게 일본의 현실에 대해 얼마나 깊이 있게 알리는데 기여했는가에 대해서 스스로 자성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본사로 복귀했다가 1년여만에 이번에는 자회사인 KBS재팬의 대표로 다시 근무하게 됐다. 한일 관계와 문화 교류를 위해 더욱 제 역할을 해야한다는 책임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 KBS월드 채널의 가입세대수가 500만을 넘으니 우리 회원사들이 이를 적극 활용하시면 좋겠다. 앞으로 여러 회원사들과 협력해 한국문화를 일본에 널리 알리고 한일관계의 폭넓은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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