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슈 연구회
[니혼슈 칼럼 222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202 센츄핫사쿠 (船中八策, せんちゅうはっさく)
작성일:26-07-19 00:00 조회:458
소주韓잔 사케日잔 ‐ 202
센츄핫사쿠 (船中八策, せんちゅうはっさく)
- 츠카사보탄 주조, 코치현 사카와쵸
- 사카모토 료마가 신정부를 꿈꾸며 교토를 향하는 배에서 구상한 센츄핫사쿠를 네이밍
- 아주 드라이한 쵸카라쿠치의 사케로 어느 음식과 온도대에도 잘 어울리는 궁극의 식중주
- 1603년에 창업한 노포로 메인 브랜드는 양조장 이름과 같은 츠카사보탄
사케 칼럼을 쓰다 보면 사케 자체뿐만 아니라 역사, 문화, 지리 등 다양한 소재를 접하게 되고 자료를 조사하면서 정말 많은 공부를 하게 됩니다. 사케 자체는 정보도 제한적인 데다 맛이나 페어링은 주관적일 수 있어서 공감을 얻기가 어려운 부분도 많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사케 하나를 소개하더라도 해당 사케와 관련된 다양한 스토리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금번 소개드릴 사케는 역사를 기반으로 하는 사케로 잠시 역사여행을 떠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일본은 부끄러운 과거가 많은지 역사 공부를 우리나라만큼 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역사라는 것이 대부분 자기 나라의 화려하고 영광스러웠던 시절을 중심으로 자세히 기술하고 알리는 경향이 많은데 특히 그 나라의 지폐가 그런 사실을 대변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2024년에 20년 만에 바뀐 지폐 인물, 변경 전후 모두 근대의 인물들이다 - 도쿄도 홈페이지 인용
일본의 지폐는 대부분 최근 150년 이내의 메이지 유신 이후의 인물이 많이 묘사되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은 대부분 조선시대의 인물을 중심으로 지폐가 발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은 해석하기가 조심스럽습니다만 일본은 근대사가 자랑스럽다고 인식하는 것 같습니다.
일본은 1868년 메이지유신을 계기로 모든 사회, 행정 등이 급격히 변화되게 됩니다. 이로써 먹느냐 먹히느냐의 시대였던 제국주의 시대에 일본은 식민지배를 당하지 않고 오히려 식민지를 거느리는 위치로 올라서게 됩니다. 메이지유신은 19세기 후반 일본이 에도 막부를 무너뜨리고 일왕 중심의 중앙집권적 근대 국가로 탈바꿈한 일련의 개혁입니다. 근대의 주식회사들이 줄줄이 창업하며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되는데 사케를 빚는 양조장들도 거의 대부분 이 시기에 창업을 많이 했습니다.
코치역 앞에 있는 코치현을 대표하는 사무라이 출신의 위인들
메이지유신은 지금의 야마구치현의 쵸슈번과 카고시마현의 사츠마번이 중심이 되어 이뤄냈는데 서로 맞서던 이 두 번의 동맹을 이끌어낸 인물이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인물 중 한 명이자 불멸의 풍운아 코치현의 사카모토 료마입니다. 사카모토 료마는 코치현 출신으로 코치현을 가장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이 사카모토 료마가 쇄국시대에 유일한 개방항구였던 나가사키에서 신정부를 꿈꾸며 교토를 향하는 배에서 새로운 시대의 마스터플랜인 8가지 정책을 구상하게 되는데 이를 선중팔책(船中八策) 즉 센츄핫사쿠라고 합니다. 막부의 정권을 일왕에게 봉환하고 헌법 제정, 해군 확장 등 현대 민주주의 국가의 뼈대가 배 위에서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
센츄핫사쿠 - 보유쵸 인용
사케 칼럼에서 역사 이야기가 의외로 길었습니다만 금일 소개할 사케는 바로 센츄핫사쿠라는 역사적 소재의 브랜드입니다. 상기의 내용으로 유추해 보실 수 있듯이 센츄핫사쿠는 코치현의 사케입니다. 코치현은 기본적으로 니가타의 사케처럼 담려한 카라구치입니다. 그 코치현 중에서도 가장 대표저인 카라구치의 사케가 바로 이 센츄핫사쿠입니다.
센츄핫사쿠를 양조하는 곳은 코치현 사카와쵸에서 창업한 츠카사보탄 주조입니다. 1603년에 창업한 무려 420년이 넘은 노포입니다. 코치현은 워낙 외진 곳에 자리 잡은 탓에 시만토 강을 비롯해서 니요도 강 등 일본 전체에서 가장 깨끗한 청류로 꼽힙니다.
시코쿠지방 코치현 사카와쵸
일본에서 사케는 사무라이의 검에 자주 비유가 됩니다. 그 이유는 입안에서 목으로 넘어가는 뒷맛 또는 끝맛이 깔끔한 것을 예리한 칼날에 깔끔하게 잘리는 손맛에 비유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본을 대표하는 마사무네라는 명검의 이름이 대표적인 사케 브랜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깔끔한 여운을 사케에서도 칼날의 표현에서도 일본말로 '키레가 이이(切れがいい)'라고 표현하는데 이를 잘 구현한 사케가 코치현에 많고 대부분 카라쿠치입니다.
카라쿠치가 많은 코치현 중에서도 대표적인 카라쿠치의 사케가 바로 이 센츄핫사쿠입니다. 사무라이 출신이던 사카모토 료마를 상징으로 내세우는 코치현의 양조장 입장에선 그야말로 이 카라쿠치가 절묘하게 딱 맞아떨어집니다. 참고로 코치현에는 비죠후(美丈夫)라는 사케가 또 존재하는데 이 역시 사카모토 료마를 의미하는 것으로 아름다운 대장부, 즉 미남자를 뜻합니다.
츠카사보탄 주조 - 사카와노시오리 인용
츠카사보탄 주조는 단맛을 철저히 배제한 니혼슈도 +8 전후의 '쵸카라구치(超辛口)' 스타일입니다. 첫맛은 날카로운 드라이함이 강하고 목을 넘어간 뒤에는 은은하고 순수한 쌀의 감칠맛이 강한 여운을 남깁니다.
코치현은 일본 내에서 가다랑어(카츠오)가 가장 유명합니다. 어느 양조장이든 대부분 그러하지만 양조장이 위치한 곳의 향토요리와 아주 페어링이 좋습니다. 바닷가에 위치한 양조장이면 기본적으로 해산물과 잘 맞고 내륙지방이면 그 지역의 특산물들과 잘 어울립니다. 그래서 이 츠카사보탄은 가다랑어 요리와 아주 잘 어울립니다. 이왕이면 코치현의 유명한 짚불구이 가다랑어인 '와라야키 카츠오타타키'와 드시길 적극 추천드립니다.
와라야키 카츠오타타키 - PR TIMES인용
와라야키는 말 그대로 짚불(와라)에서 굽는다(야키)는 뜻이고 카츠오타타키는 카츠오(가다랑어)를 두드린다(타타키)는 의미입니다. 단, 치바의 나메로처럼 칼로 전갱이(아지) 같은 생선을 두드린 후 다지는 타타키와는 달리 가다랑어 표면에 양념이 베이도록 소금이나 양념을 두들긴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겉은 훈제 맛이 나면서 속은 싱싱한 회의 식감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서 맛도 정말 좋지만 양이 적게 나오는 일본 요리 중 비교적 두툼한 양이 어느 정도 포만감도 가져다줍니다. 그리고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바로 짚불로 구울 때의 퍼포먼스일 것입니다. 그 비주얼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인상적이고 이를 시그니처로 이용한 전문점도 여러 군데 있습니다.
청류로 유명한 니요도 강의 니요도블루 - VELTRA 인용
센츄핫사쿠는 카라쿠치로 차게 해서 마셔도 충분히 훌륭하지만 따뜻하게 데워서 마셔도 정말 맛있는 사케라는 것이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양조장이 주장하는 궁극의 식중주가 정말 딱 어울리는 사케입니다.
츠카사보탄 주조의 브랜드는 센츄핫사쿠뿐만 아니라 양조장명과 같은 츠카사보탄도 존재합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센츄핫사쿠가 확장된 브랜드이고 츠카사보탄이 오리지널 브랜드입니다. 츠카사보탄이라는 이름은 코치현 출신의 메이지유신의 지사(志士)인 타나카 미츠아키 씨가 꽃 중의 왕이라 할 수 있는 모란(보탄) 중에서도 최고(츠카사)가 되길 원한다는 의미로 명명하였습니다.
츠카사보탄 주조의 메인 브랜드인 츠카사보탄 - 홈페이지 인용
츠카사보탄 주조는 창업 400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일본을 바꾸고 헌신해 온 수많은 코치현의 위인들에게도 사랑받아 왔다는 자부심을 품고 그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고품질의 사케를 계속해서 만들고 있습니다.
창업 당시의 브랜드는 시라우메, 사사노츠유 등이 있었고 1918년에 양조장이 있는 사카와쵸의 4개의 양조장이 합병해서 주식회사로 발족하였는데 그때 츠카사보탄이 탄생하게 되었고 다시 1988년에 일본명문주회(日本名門酒会)의 오리지널 판매루트를 통한 한정주로서 탄생했습니다.
일본명문주회 로고
일본명문주회는 '좋은 사케를 좋은 사람에게'라는 슬로건으로 설립된 지자케 유통 단체입니다. 주류 도매업체인 '주식회사 오카나가'가 츠카사보탄 주조를 비롯해 전국 12개의 양조장에 연락해 1975년에 설립했으며 현재는 전국에 약 120여 개의 양조장과 약 1,700개의 주류 판매점 등이 가입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센츄핫사쿠의 뛰어난 맛의 비결은 포도당 농도가 낮은 데 있습니다. 포도당 함량이 높은 사케는 달달한 맛에 입에 대는 순간부터 맛있다고 느낄 수 있지만 한 잔 이상이면 다소 질리거나 요리와 맞추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연회 문화가 뿌리내린 코치현에서는 식중주가 인기가 많아 센츄핫사쿠는 그 점을 고려해 포도당 농도를 낮추어 그 어떤 요리와도 궁합이 잘 맞는 궁극의 식중주를 목표로 삼아 왔습니다. 센츄핫사쿠가 오랫동안 열렬히 지지를 받아온 비결은 바로 이런 꾸준한 노력에 있습니다.
츠카사보탄 주조의 센츄핫사쿠 - 홈페이지 인용
거의 모든 음식과 모든 온도대에 유연하게 대처되는 쵸카라쿠치의 센츄핫사쿠는 현재는 츠카사보탄 주조를 대표하는 대인기 상품이지만 신제품 출시 초기에는 그 혁신적인 라벨 디자인 때문에 부정적인 평가가 적지 않았습니다.
다이아몬드 모양의 새까만 라벨에 크고 화려한 형광 오렌지 색의 ‘센츄핫사쿠’라는 글자는 소주로 오해받기도 하고 너무 화려하거나 센스가 좋지 않다는 지적을 적지 않게 받았습니다. 하지만 한 번 맛을 알게 된 사람들은 중독될 정도로 빠져들었고 그 화려한 라벨 디자인이 오히려 입소문을 타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센츄핫사쿠의 대표적인 라인업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센츄핫사쿠 쵸카라쿠치 준마이슈
츠카사보탄 주조를 대표하는 인기 1위 브랜드로 코치현에서도 가장 코치현스럽고 카츠오와 잘 어울린다고 평가받는 일품
품격있는 향과 부드럽게 퍼지는 맛 그리고 뒷맛은 깔끔할 정도로 뛰어난 절제력을 자랑하며 그 균형이 식중주로서 완성도가 높음을 여실히 보여줌
특정명칭 : 준마이슈
니혼슈도 : +8
산도 : 1.4
아미노산도 : 1.1
알코올 도수 : 15~16%
효모 : 쿠마모토 효모
정미비율 : 60%
* 센츄핫사쿠 후네시보리 쿠로
2013년 센츄핫사쿠 출시 25주년을 기념해 새로 출시한 프리미엄 버전으로 매년 전국적으로 출시와 동시에 즉시 매진되는 라인업
특정명칭 : 준마이슈
니혼슈도 : +8
산도 : 1.3
아미노산도 : 1.2
알코올 도수 : 16~17%
효모 : 쿠마모토 효모
정미비율 : 60%
* 센츄핫사쿠 우스니고리 나마자케
센츄핫사쿠 계절상품으로 봄에 출시되는 한정판
계절 한정판 중에서도 가장 출시 수량이 적고 가장 희귀하며 판매 기간도 가장 짧은 살짝 탁하게 양조된 생주
특정명칭 : 준마이슈
니혼슈도 : +8
산도 : 1.7
아미노산도 : 1.3
알코올 도수 : 16~17%
효모 : 쿠마모토 효모
정미비율 : 60%
* 센츄핫사쿠 레이카 나마자케
센츄핫사쿠의 여름 한정 생주 버전의 사케
입 안에서 가벼운 감칠맛이 기분 좋을 정도로 부드럽게 부풀어 오르고 뒷맛은 상쾌하게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초강렬한 맛은 여름에 최적의 사케
특정명칭 : 준마이슈
니혼슈도 : +8
산도 : 1.6
아미노산도 : 1.3
알코올 도수 : 16~17%
효모 : 쿠마모토 효모
정미비율 : 60%
* 센츄핫사쿠 히야오로시
여름을 지나 가을바람이 부는 시기에 숙성되어 풍미가 가득한 술을 출시하는 것을 히야오로시라 부르며 옛날부터 전문가들 사이에서 가장 맛있는 사케로 알려짐
센츄핫사쿠의 가을 한정 ‘히야오로시’ 버전
무게감 있는 존재감을 지닌 쵸카라쿠치로 가수하지 않은 원주이며 매년 출시와 동시에 즉시 매진되는 사케
특정명칭 : 준마이슈
니혼슈도 : +8
산도 : 1.6
아미노산도 : 1.2
알코올 도수 : 17~18%
효모 : 쿠마모토 효모
정미비율 : 60%
* 센츄핫사쿠 시보리타테
센츄핫사쿠의 겨울 한정 원주 버전
신선하고 과일향이 풍부하며 맛은 풍성하고 묵직한 리치함을 가지 있으며 강렬한 임팩트를 지닌 쵸카라쿠치 생원주
특정명칭 : 준마이슈
니혼슈도 : +8
산도 : 1.8
아미노산도 : 1.5
알코올 도수 : 17~18%
효모 : 쿠마모토 효모
정미비율 : 60%
한국에서 일본의 사케를 드시고자 하는 분을 위해서 직구 사이트를 운영중입니다.
그리고 필자의 저서의 구매처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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