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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지 못하는 날들과 공생하는 일본의 수면(睡眠) 산업

작성일:14-05-16 09:52  조회:4,196
도쿄에서 책의 거리로 알려진 진보쵸(神保町)에 있는 카페 ‘코로네’.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과 별도로 지붕처럼 늘어뜨린 덮개(캐노피) 커튼이 쳐져 있고 각도 조절이 가능한 침대가 설치된 수면 공간이 있다. 이곳은 지난해 11월 문을 연 여성 전용 낮잠 카페다. 차를 마시거나 간단한 식사를 한 뒤 낮잠을 즐기는 주부, 침대에 누워 책을 읽는 직장 여성 등으로 점심시간엔 예약이 꽉 차고, 하루걸러 찾는 단골손님이 있을 정도로 성황이다. 요금은 10분에 150엔으로 이용시간에 제한은 없다. “짧은 시간의 수면만으로도 머리가 개운해져서 오후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이용자의 호평이 이어지면서 낮잠 카페는 새로운 업태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른바 ‘잃어버린 20년’의 장기 불황에 시달리면서 각종 스트레스 때문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내의 제조업체인 와코루가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전체의 71.1%에 이르는 사람들이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잠들기가 어렵다’라는 증상을 호소했다. 후생노동성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불면증 환자가 3배 이상 급증했다. 일본에서 수면 부족이나 불면 등 수면장애로 인해 발생한 교통사고와 산업재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연간 3조 엔이 넘는다는 보고도 있다. 급기야 2011년에는 수면건강촉진기구가 3월 18일과 9월 3일을 ‘수면의 날’로 제정해 매년 각종 수면 관련 행사를 열고 있다.
 
이런 사회 분위기에 맞춰 질 높은 수면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 침구류는 물론 품질과 기능성을 높인 신상품 및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와코루가 잠잘 때 나타나는 신체의 특성을 연구해 선보인 파자마 ‘수면과학’은 1만 엔이 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와코루는 지난해 1월 자사의 파자마를 착용하고 실험한 결과, 잠들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기존 잠옷을 입었을 때 보다 9분 단축되었고, 수면시간은 3분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 실험에는 오므론헬스케어가 개발한 수면계가 사용됐다. 이 장치를 잠자기 전 침대 옆에 놓고 작동버튼을 누른 후 아침에 일어나 기상 버튼을 누르면 본체에 수면 시간, 수면 중 깨어 있는 시간대 등이 표시된다. 그리고 자료를 PC나 스마트폰에 전송하면 2주간의 수면 상황 자료를 분석해 사용자의 수면상 문제점을 알려준다. 오므론은 이 수면계 기능에 깨어나기 쉬운 시간에 알람을 울림으로써 기분 좋게 기상할 수 있는 기능까지 갖춘 모델도 선보였다. 한편 전국에 호텔 체인을 운영 중인 후지타관광은 수면계 개발·제조업체인 타니타, 치료음악 제공기업인 데라, 향기 솔루션업체인 에어아로마재팬과 이종 기업 간 협업(Collaboration)을 통해 투숙객에게 ‘안민(安眠) 플랜’을 서비스하고 있다. 고객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에 숙박해 전문가가 감수한 치료음악과 스트레스 완화 효과가 입증된 향기요법으로 편안한 휴식을 취하면서 타니타의 수면계로 잠의 깊이, 리듬 등 수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일본의 수면 산업 시장은 기능성 매트리스 등 침구나 잠옷, 조명, 향, 수면계측기, 수면유도장치 등 해당 상품의 범위가 매우 넓으며 최근에는 수면 개선약 등의 의약품, 수면 시 무호흡증후군 관련 의료기기(CPAP장치)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인간의 수면욕은 성욕, 식욕과 함께 기본적인 3대 욕구로 반드시 충족되어야 한다. 잠재수요가 약 3조 엔으로 추정되는 수면 산업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앞으로도 많은 제조 및 서비스업체들이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 발간 International Trade 월드링크 ‘일본편’ 2014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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