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세계에서도 손에 꼽히는 노인국가이다. 2006년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한 후 고령화율이 지난해 23.3%로 높아졌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3년(1947~1949년)에 걸쳐 태어난 약 664만명의 이른바 ‘단카이(團塊)세대’가 지난해부터 2014년까지 65세 정년으로 은퇴하면서 고령화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2012년판 고령사회백서’에 따르면 올해 고령화율은 25.1%로 인구 4명당 1명이 노인인 셈이다. 지금도 높은 고령화율은 2035년에는 33.4%, 2060년에는 39.9%로 치솟을 전망이다.
일본은 정부 주도로 노인복지와 함께 관련 산업 육성정책을 추진하면서 고령친화산업을 유망산업으로 육성해왔다. 지난해 마련된 ‘일본재생전략’ 중에도 ‘라이프 성장전략’이라는 이름으로 관련 정책들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민간기업들도 노인복지 관련 상품 및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고령자의 목욕을 돕거나 건강상태를 파악해주는 간병 로봇을 비롯 노화나 질병을 앓는 사람들을 위한 전용 음식, 고령자용 주택 등이 바로 그것이다.
최근 눈에 뜨이는 현상은 드럭스토어업계의 개호(介護, 간병·요양)분야 진출이다. 일본의 드럭스토어는 의약품뿐 아니라 화장품, 식품, 생활잡화 등도 판매하는 생활밀착형 업종. 세이조, 세가미 등의 드럭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 코코카라화인은 오는 3월부터 사이타마현에서 개호와 식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령자용 주택사업을 시작한다. 드럭스토어업체가 직접 고령자주택을 운영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로 코코카라화인은 이번 사업을 통해 지역의 의료기관, 개호 관련시설과 의약품이나 건강식품의 판매 및 택배 등에서 제휴할 예정이다. 또 이 주택에 방문개호나 간호시설도 병설해 주변지역에 거주하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개호서비스도 시작할 계획이다.
서비스부가형 고령자주택은 노인거주법의 개정에 따라 2011년 10월부터 등록이 시작됐다. 종전의 특별양호 노인홈과 다른 점은 개호 여부에 상관없이 60세 이상이면 누구라도 입주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10년간 60만 호의 정비를 목표로 보조금 등으로 민간기업의 참여를 지원하면서 드럭스토어, 가전제품 양판체인 등 이업종에서 신규 참여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11월말 현재 고령자주택의 등록 호수는 8만 2,800호로 목표의 14% 수준.
가나가와현을 중심으로 약 390개의 드럭스토어를 운영 중인 크리에이트SD는 당일치기 기능훈련시설 ‘살롱데이’를 현재 26개에서 2015년 5월말까지 50개로 늘릴 예정이다. 이 시설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근력이나 체력을 유지하는 것이 목적으로 주변에 거주하는 70대 전후의 노인층이 주 1∼2회 약 3시간씩의 트레이닝을 소화한다. 자사의 드럭스토어에 150평방미터 정도의 훈련공간을 병설해 본업인 처방약품과 생활용품의 판매 확대에 연결한다는 노림수도 있다. 크리에이트SD가 다수의 점포를 운영 중인 요코하마시, 가와사키시의 경우 앞으로 10년간 빠르게 고령화율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제품 판매에 추가해 지역밀착형 개호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성장의 축으로 삼을 방침이다.
<한국무역협회 발간 International Trade 월드링크 ‘일본편’ 2013년 2월호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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