貿易通商情報

<한국무역협회 발간 International Trade 월드링크 ‘일본편’ 2015년 2월호>
 
일본, 할랄 식품 시장에 주목하다
   
할랄(Halal)은 아랍어로 ‘이슬람법(샤리아)에 의해 허용되다’라는 의미로 식음료뿐 아니라 화장품, 약품, 소비재, 금융, 물류, 여행 등 다양한 분야에도 적용된다. 식음료에 있어서 할랄은 이슬람 신자가 먹을 수 있는 제품을 의미한다. 이슬람법에서는 돼지고기와 동물의 피, 부적절하게 도축된 동물, 알코올성 음료와 미림 등 알코올 성분이 함유된 조미료 등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전 세계 할랄 상품 시장 규모는 2012년 1조6000억달러에서 이슬람 인구의 증가에 따라 2018년에는 2조5000억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일본이 성장 중인 할랄 식품 시장에 주목하면서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제2회 할랄 마켓 페어’가 오는 4월 15일부터 17일까지 도쿄빅사이트에서 개최될 예정인데, 이 행사는 이슬람 음식 관련 비즈니스 전문 전시상담회로 인도네시아·중동 시장과 일본 내 이슬람 시장 개척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4년 3월에 열린 1회 상담회에는 식품, 식자재, 조미료, 음료, 식기·조리기구 등의 분야에 31개 업체가 출품했고 21개 인도네시아 업체가 바이어로 초청돼 198건의 무역 상담이 이뤄졌다. 올해에는 규모가 더욱 늘어나 인도네시아 외에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등 해외 10개국 바이어가 참가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2013년부터 할랄 인증 획득 지원 등을 통해 이슬람 소비자와 일본음식·식문화를 연결한다는 ‘쿨재팬 할랄 프로젝트’를 실시하면서 매년 사업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할랄 인증 확대를 위해 현재 일본 내에서는 일본할랄협회, 일본아시아할랄협회, 일본무슬림협회, 일본이슬람문화센터, 이슬라믹센터 등의 단체가 활동 중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이슬람 신자인 ‘무슬림’을 대상으로 하는 할랄 도시락 배달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아세라쿠상사가 운영 중인 ‘할랄 델리’는 홈페이지와 팩스를 통해 할랄 도시락을 주문받아 도쿄도 내 23구 지역에 배달하고 있다. 도시락 종류는 일식 도시락, 고급 일식 도시락, 말레이시아 도시락의 17가지에 이른다. 주요 고객은 회사 안이나 거래처에 이슬람 신자가 있는 기업과 이슬람권 관광객을 상대하는 여행사 등이다. 일본아세라쿠상사는 당초 한 달에 200명 분 정도의 수요를 예상했으나 500명 분 이상의 주문이 밀려들어 도시락을 공급하는 계약 식당을 늘리고 서비스지역도 도쿄 외 다른 도시로까지 확대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같은 할랄 도시락 수요의 증가는 일본 정부의 동남아 관광객에 대한 비자 완화의 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중국과의 센카구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토 분쟁으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급감에 대응하기 위해 2013년 7월 1일부터 동남아시아 5개국에 대한 비자 면제·완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2014년 11월 말까지 일본을 찾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관광객 수는 각각 21만명, 13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0%, 12.7% 증가했다.
 
일본 내 이슬람 신자는 약 11만명에 불과하며 아직 모스크(예배소) 등 이슬람식 생활에 필요한 시설이 부족해 이슬람 관광객들도 불편을 겪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불편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슬람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연구회가 일본 각지에서 열리는가 하면, 모스크도 늘어나 현재 도쿄에 9개 등 일본 내에 약 80개가 설치돼 있다. 이슬람 신자인 유학생이 증가하자 일부 대학에서는 학생식당에 할랄 메뉴를 추가하고 예배장소도 마련하는 등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시장 여건이 성숙되면서 향신료, 양고기 등 할랄육, 콩 등 할랄 식자재를 수입해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PADMA 할랄푸드, 할랄스토어 등 통신판매 전문점과 할랄 관련 컨설팅업체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