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本酒研究会

[니혼슈 칼럼 55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55 시치다(七田, しちだ)

登録日:23-10-03 15:04  照会:2,172
소주韓잔 사케日잔 ‐ 55

시치다 (七田, しちだ)

 - 사가현 오기시 (佐賀県 小城市)
 - 텐잔주조(天山酒造)는 인근의 텐잔(天山)에서, 시치다(七田)는 사장 가문의 이름에서 네이밍
 - 조선 도공 이삼평(李 参平)의 숨결이 살아 있는 사가현의 명주
 - 텐잔주조 캐치프레이즈 '명수와 반딧불이 있는 마을에 명주가 있다 (名水と蛍の里に銘酒あり)'


이번에는 다시 큐슈(九州)로 내려와서 사가현(佐賀県)의 명주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미 사가현(佐賀県) 명주, 나베시마(鍋島), 코에이기쿠(光栄菊)를 소개한 바 있으나, 이번에는 텐잔주조(天山酒造)에서 만드는 시치다(七田)라는 브랜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707a3ba97a3a02923ddc0cdf5f4dd3c9_34.jpg


큐슈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가장 도도부현(都道府県) 별 매력도 랭킹에서 항상 최하위권에 맴도는 현(県)이 바로 사가현(佐賀県)이다.

지역이 작은 것도 있지만,  후쿠오카(福岡)라는 대도시와 나가사키(長崎)라는 큰 관광지 사이에 낀 탓에 그냥 지나치는 현(県)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한국과는 상당한 인연이 있어서, 우리에게만큼은 무시할 수 없는 현이다.

먼저 아리타야키(有田焼)라는 도자기가 일본에서도 최고급으로 인정받는데, 이는 흙을 이겨서 만드는 도기(陶器)가 아니라, 유리 성분이 많은 돌을 갈아 가루로 만들어서 이를 도자기 모양으로 굽는, 즉 우리의 사기그릇에 해당하는 자기(磁器)로 분류된다.

도기와 자기의 차이는 규석(珪石), 장석(長石)과 같은 성분비율에 따라 세부적이고 복합적이나, 단순히 표현하면 상기와 같이 흙에 가까운 성분의 그릇이 도기(陶器)이고, 우리의 사기그릇에 가까운 것이 자기(磁器)다.

우리가 말하는 도자기(陶磁器)는 이 도기(陶器)와 자기(磁器)가 합쳐진 것이고, 일본에서는 이를 분류해서 구별하고 있다.

17세기에 일본으로 넘어온 조선 도공(陶工)으로 현재 14대째 이어져 내려오는 이삼평(李 参平)이 아리타야키(有田焼)의 원조로서, 일본에서는 도자기의 조상, 도조(陶祖)로 불린다.

역사에 관해서는 전문가가 아니라서 자세히 알 수없으나, 일반적으로 우리는 일본으로 끌려온 도공이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스에야마 신사(陶山神社)에  옛 사가번(佐賀藩)의 시조인 나베시마 나오시게(鍋島直茂)과 함께 모셔져 있고, 기념비까지  세우고 별도의 사당에까지 모셔서 예우하는 것을 보면, 한국에서 권력투쟁에 빠진 정치 속에서 멸시와 천대받으며 힘들게 살다 일본에서 제대로 대접받았기에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았을 것이다는 일본의 견해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아무튼 아리타야키(有田焼)는 사가현의 아리타쵸(有田町)를 거점으로 생산되고, 이마리야키(伊万里焼)라고도 불린다.

이 부분이 재밌는데, 원래는 아리타야키(有田焼)가 맞는데, 이마리야키(伊万里焼)로 불린 이유는  이마리항(伊万里港)을 통해서 수출이 되었기 때문이다.

고베규(神戸牛)가 실제는 고베에서 사육한 소가 아니라, 고베가 속한 효고현(兵庫県)의 북부 지역의 타지마규(但馬牛)가 고베를 통해서 수출이 되었던 것인데, 이를 해외에서는 수출무역 서류상으로 적출항(Port of Loading)이 고베로 표기되어 있으니, 고베규(神戸牛)로 불린 것과 같은 이치로 보면 될듯한다.

사가현(佐賀県)의 스토리는 의외로 상당히 많기에 브랜드 하나에 스토리 하나씩 풀어가고자 한다.

 


그럼, 금번 소개할 텐잔주조(天山酒造)의 시치다(七田)를 본격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번 코에이기쿠(光栄菊)를 소개한 바 있는데, 바로 같은 사가현(佐賀県) 오기시(小城市)에 위치하고 있다.

텐잔주조(天山酒造)의 텐잔(天山)은 바로 양조장 인근에 위치한 실제 존재하는 산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고, 시치다(七田)는 바로 양조장의 주인인 시치다(七田) 가문에서 따왔다.

텐잔(天山)이라는 산은 해발고도 1,046m를 자랑하는 사가(佐賀)의 명산이면서도 8부 능선까지 차로 갈 수 있어, 가벼운 등산이나 가족 단위 등산으로도 인기 있는 산이다.

산 정상에서의 전망도 훌륭하고 맑은 날에는 아리아케해(有明海)는 물론 아소산(阿蘇山), 운젠다케(雲仙岳)도 볼 수 있다.

시치다(七田) 가문은 1861년 창업해 처음에는 물레방아(水車)를 이용한 제분(製粉)과 제면(製麺)을 중심으로 사업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가끔 이웃의 술 양조장에서 정미를 부탁받으면 이를 대응해주곤 했었다.

어느 날 폐업을 준비하는 모 양조장에서 시치다 가문(七田家)에 여러 도구들을 팔기도 했지만, 아예 양조장 자체를 인수해 주는 것 어떠냐고 제안을 받게 되고,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게 되었는데, 주위에 시치다 가문이 양조장을 시작했다고 소문이 나면서, 그대로 양조장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렇게 텐잔주조가 창업이 된 것이 1875년이다.

텐잔주조의 캐치프레이즈는 '명수와 반딧불이 있는 마을에 명주가 있다 (名水と蛍の里に銘酒あり)'이고, 

라인업은 시치다(七田) 이외에 텐잔(天山), 이와노쿠라(岩の蔵)가 더 있어 크게 3가지다.

텐잔(天山), 이와노쿠라(岩の蔵)는 텐잔주조가 있는 지역의 산과 마을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고, 시치다(七田)는 사가현 외부 판매전용으로 만든 높은 정미비율의 고품질 브랜드다.

시치다(七田)는  해외로의 수출을 적극전개하고 있는데, 1996년 미국을 시작으로, 홍콩이나 한국, 이탈리아 등 14개국 및 지역에 수출하고 있다.

세계적인 와인 품평회인 IWC (International Wine Challenge)에 2012년에 첫 출품을 했는데, 첫해부터 쥰마이긴죠(純米吟醸)와 쥰마이 다이긴죠(純米大吟醸) 부문에서 금상을 획득했고, 2014년에는 스파클링 부문에서도 최우수상을 획득했다.

2009년에는 텐잔의 라벨 디자인을 프로레슬러 풍으로 도안한 '쥰마이 사케카스 쇼츄 텐잔 (純米酒粕焼酎 天山)'을 발매해서 화제를 모았다.

이후에 이 라벨의 마스크를 쓴 프로레슬러를 텐잔주조가 협찬해서 '드라곤게이트'라는 프로레슬러 경기의 사가 대회 때 데뷔시켰다.

현재 사장은 6대째 당주(当主)시치다 켄스케(七田 謙介) 상인데,  시치다(七田)라는 브랜드를 직접 론칭해서 와인 글라스로도 마실 수 있는 맛있는 명주를 만들어냈고, 수많은 품평회에서 수상하고, 전국적으로 인기를 모으게 되었다.

시치다(七田)의 특징은, 75%라는 의외의 정미 비율에 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정미비율(精米歩合)이 높으면 즉, 깎고 남은 쌀의 비율 퍼센티지가 낮을수록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고 잡미가 줄어들어 깔끔한 사케로 인식이 된다.  

일반적인 특정명칭주인 혼죠조(本醸造)가 70% 이하이고, 긴죠(吟醸)가 60% 이하이며, 다이긴죠(大吟醸)가 50% 이하다.

최근의 트렌드가 긴죠(吟醸) 또는 다이긴죠(大吟醸)가 중심인 분위기에서 75%로 승부를 거는 것 자체가 상당한 신선함이 있다.

최근의 정석을 깬 주조 배경으로는 사용하는 쌀 자체의 품질이 좋으면 그렇게 많이 정미하지 않아도 맛있는 사케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발상에서 시작되었다.

이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 위해, 야마다니시키(山田錦)라는 최고의 주조호적미(酒造好適米)를 이용했고 수차례 시행착오를 거친 결과, 정미 비율은 낮지만 잡미가 없어 오히려 쌀 본래의 맛을 끌어낸 사케, 즉 '시치다'를 탄생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텐잔주조(天山酒造)가 있는 사가현 오기시 (佐賀県 小城市)는 반딧불이 사는 마을로도 알려져 있다.

반딧불은 물이 깨끗한 하천이 아니면 살 수 없는 생물이다. 반딧불이 살고 있다는 것은 좋은 사케를 만들기 위한 조건중 하나인 좋은 물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여기 오기시(小城市)를 흐르는 기온가와(祇園川)는 주위의 푸른 산으로부터 내려오는 청류(清流)로 이 수계(水系)는 일본명주백선(日本の名水百選)에도 뽑힌 시미즈 폭포(清水の滝)와도 연결되고 있다.

수질은 칼슘과 마그네슘 등의 미네랄이 풍부하고, 철분이 없는 경수(硬水)로 사케 만들기에는 최적의 물인 셈이다.

텐잔주조에서는 그 명수를 양조장까지 끌어들이는 수로를 만들어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그런 물에 대한 고집이 시치다(七田)의 깔끔한 맛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일반적으로 큐슈(九州)라고 하면, 소주(焼酎)의 이미지가 상당히 강하다. 카고시마(鹿児島), 미야자키(宮崎)의 이모소주(芋焼酎), 오이타(大分)의 보리소주(麦焼酎), 아마미오시마(奄美大島)의 흑당소주(黒糖焼酎)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이미지를 불식시킨 장본인이 바로 시치다(七田) 브랜드를 만들어낸 6대째 당주(投手)인 시치다 켄스케(七田 謙介) 상이다.


의외로 사가현(佐賀県)은 1세대당 니혼슈(日本酒) 소비량이 2019년 조사에 따르면 전국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니혼슈의 성지다.

시치다 켄스케(七田 謙介) 상은 1970년 생으로 타 양조장에서 수행을 하고, 1997년 사가현(佐賀県)으로 돌아왔는데, 이때는 레드와인이 붐이었던 시기였고,  그 붐이 사그라들자 이제는 소주(焼酎) 열풍이 불어닥쳤다.

이래저래 계속 니혼슈(日本酒)는 힘들었던 시기였으나, 2009년에 취임해 텐잔주조의 중흥기를 만들어낸 인물이다.

사가현의 니혼슈가 상기의 이유로 많이 힘들 때, 20~40대의 양조장의 아들들이 조직해 청년부 조합을 만들었는데 그 조합 이름이 사가현의 양조장 모임이라는 뜻의 사죠카이(佐醸会)였다.

시치다 켄스케 상도 이 모임의 멤버였고, 도쿄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사케는 사가에서도 인정받을 수 없다는 일념으로 노력에 노력을 거듭해,  최근에는 프랑스에서 개최된 'Kura Master 2019'에서 시치다 쥰마이긴조(純米吟醸)가 금상 수상하는 등 꾸준히 해외에까지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한국사람이 가장 자주 가는 후쿠오카(福岡)인데, 이제는 좀 시야를 넓혀서 큐슈의 사케의 고장이자, 한국 도자기의 숨결이 아직 숨 쉬고 있는 사가현에도 관심을 가져보는 계기를 가져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인용 : 텐잔주조 홈페이지, 오기시 홈페이지

*******************

본 홈페이지의 편집 제약상 사진 편집이나, 인용사진 표현이나 본문의 편집 방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게 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일목요연하게 리스트화 되어 있는 사이트가 하기에 잘 정리되어 있으니, 참고 하시면 많은 도움이 되실겁니다. 

https://brunch.co.kr/@jemisama-sake



무단도용시 법적처벌을 받을수 있습니다.

コメント


 


TOTAL 108 

NO 件名 会社名 日付 照会
공지 [니혼슈 칼럼 프롤로그] 소주韓잔 사케日잔-프롤로그 관리자 2022-11-01 3830
108 [니혼슈 칼럼 88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82 란만 (爛漫, らんまん) 니혼슈동호회 2024-04-25 44
107 [니혼슈 칼럼 87회] - 사케의 기초 6 (페어링) 니혼슈동호회 2024-04-15 175
106 [니혼슈 칼럼 86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81 히류죠운 (飛竜乗雲, ひりゅうじょううん) 니혼슈동호회 2024-04-06 271
105 [니혼슈 칼럼 85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80 사케헌드레드 (SAKE HUNDRED) 니혼슈동호회 2024-04-02 323
104 [니혼슈 칼럼 84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79 카모스모리 (醸す森, かもすもり) 니혼슈동호회 2024-03-29 171
103 [니혼슈 칼럼 83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78 오오미네 (大嶺, おおみね, Ohmine) 니혼슈동호회 2024-03-26 246
102 [니혼슈 칼럼 82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77 세토이치 (セトイチ) 니혼슈동호회 2024-03-18 301
101 [니혼슈 칼럼 81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76 니토 (二兎, にと) 니혼슈동호회 2024-03-11 380
100 [니혼슈 칼럼 80회] - 사케의 기초 5 (니혼슈도) 니혼슈동호회 2024-03-04 299
99 [니혼슈 칼럼 79회] - 사케의 기초 4 (사케의 맛과 향의 분류) 니혼슈동호회 2024-02-29 316
98 [니혼슈 칼럼 78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75 데와자쿠라 (出羽桜, でわざくら) 니혼슈동호회 2024-02-25 369
97 [니혼슈 칼럼 77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74 사와야 마츠모토 (澤屋まつもと, さわやまつも… 니혼슈동호회 2024-02-17 569
96 [니혼슈 칼럼 76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73 야마모토 (山本, やまもと) 니혼슈동호회 2024-02-09 435
95 [니혼슈 칼럼 75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72 택시드라이버 (タクシードライバー) 니혼슈동호회 2024-02-04 422
94 [니혼슈 칼럼 74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71 오제노유키도케 (尾瀬の雪どけ, おぜのゆきどけ 니혼슈동호회 2024-01-31 529
93 [니혼슈 칼럼 73회] - 사케의 기초 3 (주조호적미) 니혼슈동호회 2024-01-24 544
92 [니혼슈 칼럼 72회] - 사케의 기초 2 (특정명칭주) 니혼슈동호회 2024-01-20 715
91 [니혼슈 칼럼 71회] - 사케의 기초 1 (사케의 정의) 니혼슈동호회 2024-01-15 487
90 [니혼슈 칼럼 70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70 하네야 (羽根屋, はねや) 니혼슈동호회 2024-01-09 616
89 [니혼슈 칼럼 69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69 하쿠라쿠세이 (伯楽星, はくらくせい) 니혼슈동호회 2023-12-29 680
88 [니혼슈 칼럼 68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68 각키마사무네 (楽器正宗, がっきまさむね) 니혼슈동호회 2023-12-26 881
87 [니혼슈 칼럼 67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67 마츠노츠카사 (松の司, まつのつかさ) 니혼슈동호회 2023-12-20 832
86 [니혼슈 칼럼 66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66 사케히토스지 (酒一筋, さけひとすじ) 니혼슈동호회 2023-12-15 978
85 [니혼슈 칼럼 65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65 하루시카 (春鹿, はるしか) 니혼슈동호회 2023-12-12 1176
84 [니혼슈 칼럼 64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64 시치혼야리 (七本鎗, しちほんやり) 니혼슈동호회 2023-11-28 1058
83 [니혼슈 칼럼 63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63 우라카스미 (浦霞, うらかすみ) 니혼슈동호회 2023-11-21 977
82 [니혼슈 칼럼 62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62 사와노이 (澤乃井, さわのい) 니혼슈동호회 2023-11-17 1310
81 [니혼슈 칼럼 61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61 와카나미 (若波, わかなみ) 니혼슈동호회 2023-11-09 1504
80 [니혼슈 칼럼 60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60 마스미(真澄, ますみ) 니혼슈동호회 2023-11-05 1414
79 [니혼슈 칼럼 59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59 카쿠레이(鶴齢, かくれい) 니혼슈동호회 2023-10-29 1041
 1  2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