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本酒研究会

[니혼슈 칼럼 86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81 히류죠운 (飛竜乗雲, ひりゅうじょううん)

登録日:24-04-06 08:04  照会:2,216
소주韓잔 사케日잔 ‐ 81

히류죠운 (飛竜乗雲, ひりゅうじょううん)

 - 후지니시키 주조, 시즈오카현 후지노미야시 (静岡県 富士宮市)
 - 후지산이 들어있는 병에 쥰마이다이긴죠를 넣고 오더메이드 각인
 - 순금박이 흩날리는 가운데 LED 조명이 든 돌아가는 거치대
 - 사케를 접대함에 있어서 이 보다 더 나은 사케는 없다고 봐야 할 최강의 사케  


일본에서의 상서로운 것들과 술로 표현할 수 있는 고급스러움은 다 모아서 사케에 쏟아 넣은 사케가 있다. 후지산과 순금의 금박지와 승천하는 용과 쥰마이다이긴죠의 사케에다가 화려한 LED의 조명으로 빙빙 돌아가는 거치대에 병에 오더메이드로 조각까지 해주는 궁극의 사케가 있다.

이름도 '나는 용이 구름을 탄다'는 히류죠운(비룡승운, 飛竜乗雲)이 바로 그 사케다.

히류죠운 - 홈페이지 인용

히류죠운을 만드는 양조장은 후지니시키 주조로 후지산 산자락에 있는 도시인 후지노미야시에 위치하고 있다. 후지산은 높은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물이 맑고 깨끗해 미네랄워터도 많이 생산 판매되는 지역이다.

히류죠운은 이 후지산 복류수로 술을 빚는다. 참고로 히류죠운은 후지니시키 주조에서 만드는 일반 스펙이 아니라 사케헌드레드처럼 철저히 기획된 사케다. 이에 생산 라인도 다르고 후지니시키 홈페이지에도 나오지 않는다.

히류죠운 - 홈페이지 인용

1688년 창업한 후지니시키 주조는 현재 1963년생 세이 신이치(清 信一)상이 18대 사장으로 그 역사가 300년이 훌쩍 넘는다. 매년 3월이 되면 양조장에서 쿠라비라키라는 행사를 하는데, 새해 처음으로 양조장을 개방하는 날로 사케와 관련한 작은 잔치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때는 이 지역의 축제처럼 성황리에 개최되는데 매년 1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린다고 한다.

후지니시키가 사용하는 물은 후지산에 내린 빗물이 화산석 사이로 스며들어가 지하에 큰 물병이 있는 것처럼 모였다가 자연여과되어 인근 각지에 솟아나는 아주 깔끔하고 맑은 연수다.
그리고 후지산으로부터 내려오는 후지오로시라는 바람이 이 지역을 지나쳐 한랭지역을 형성하는데 이 바람이 주조호적미 생산에는 최적 환경을 만들어 준다.

후지니시키 주조 - 다이아몬드 온라인 인용

후지니시키는 예부터 현지의 큰 대지주였다. 그래서 소작농을 많이 부려 소작미로 들어온 쌀로 술을 빚는 것이 가능했다. 당시에는 술을 팔기 위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일해주는 소작농을 위한 보상으로 만드는 것이었으며 어디까지나 부업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그러다 1946년에 토지개혁으로 농지를 대부분 잃게 되어 이제는 본업으로서 사케를 양조하게 되었다.

히류죠운(飛竜乗雲)은 일본의 사자성어로 '비룡운을 타다' 즉 현자나 영웅이 좋은 시기를 타서 기세 좋게 재능을 발휘한다는 뜻이다.

히류죠운의 병은 모두 장인의 수작업으로 만들어지기에 완전히 똑같은 병은 하나도 없다고 봐야 한다. 모든 병이 오리지널 한정판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히류죠운 - 홈페이지 인용

당연한 얘기겠지만 지금의 이 후지산 병이 나오기까지는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후지산의 크기, 모양, 디자인, 병 밑 부분 후지산의 사이즈 조절, 유리의 두께 등 어느 하나라도 조금이라도 변형이 되거나 밸런스가 무너지면 후지산 병으로서의 가치가 사라지는 데다 사케라는 액체가 들어가면서 액체 팽창효과로 인해 더욱더 난이도가 높아졌다.  

지금이야 금방 쉽게 만들어진 병처럼 보일지 몰라도 이 단계까지 오기가 너무 힘들었던 만큼 너무나 귀한 병인 것이다.  

그리고 히류죠운은 주문자가 원하는 대로 병에 각인을 해서 준다. 병 자체도 세상의 유일한 한 병인데, 이름을 새겨넣음으로써 더욱 유일함을 돋보이게 한다. 그리고 외곽 케이스는 오동나무로 만든 나무상자이며 옵션으로 8종류의 보자기를 선택할 수 있으며, 전용 종이봉투도 따로 있다.

히류죠운 - 홈페이지 인용

이 히류죠운의 최강의 포인트는 LED를 갖춘 거치대다.... 물론 전원을 연결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시간에 따라 색깔이 바뀌며 리모컨으로 색을 조절할 수도 있고, 안에 들어있는 순금박이 흩날리면 마치 후지산에 금박 벚꽃이 흩날리는 듯한 서정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

그리고 뚜껑마저도 스크루 캡도 코르크 마개도 아닌 유리 재질이다. 다 마시고 나서도 몇 번이고 재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히류죠운 - 홈페이지 인용

상자에는 서예로 쓰인 붓글씨로 히류죠운이라고 쓰여있는데, 이 글을 쓴 사람이 예사롭지 않다.
타케다 소운(武田 双雲)이라는 사람으로 타케다 다이치에서 개명한 이름인데, 쌍구름이라는 한자 자체도 상당히 특이하다.
각종 영화나 대하드라마, 세계문화유산 히라이즈미 등 수많은 작품에 자신의 글을 남긴 일본의 대표적 서예가다.

원래는 NTT의 직원이었으나, 평소에도 글을 좀 쓴다는 얘기는 듣기는 했었다. 어느 날자신이 써준 한자 이름에 상대방이 처음으로 싫어하던 자기 이름이 마음에 들게 되었다는 말에 감동받아 바로 다음 날 퇴사해 서예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길가에서 지나가는 행인의 희망을 바로 서예로 써주는 등 스트리트 서예가로서 유명한 인물이다.

히류죠운은 두 가지 종류를 상품으로 내놓는데 하나는 쥰마이다이긴죠로 니혼슈이고, 또 하나는 소주다.

히류죠운 세트 - 브랜디어 옥션 인용

상자 배경이 빨간색과 파란색 두 가지로 나뉘는데, 파란색이 쌀로 만든 소주다. 900밀리미터의 용량이며, 같은 사이즈의 빨간색은 니혼슈다. 여기서 사케를 니혼슈로 표현함은 일본 내에선 니혼슈 이외의 술도 다 오사케(お酒)로 통하기 때문에 혼선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빨간색과 호화로움과 금박을 좋아하는 중국인에게는 완전 최강의 사케로 보이며,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아주 조금은 호불호가 갈릴지 않을까 조심스레 걱정해 본다. 사기꾼의 언변이 화려하고, 못날수록 화장이 짙어지며, 메인이 약할 때 서브에 치중한다는 사실이 조금 그렇다고 생각이 들지만 그러기에는 너무나 세부적인 부분까지 공을 많이 들인 걸작으로 볼 수밖에 없다.

누군가에게 최고급 사케를 선물해야 한다면 이 히류죠운이 어떨지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드는 사케다.


히류죠운 - 홈페이지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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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jemisama-s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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