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슈 연구회

[니혼슈 칼럼 169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149 이즈모후지 (出雲富士, いずもふじ)

작성일:25-08-30 00:00  조회:1,019

소주韓잔 사케日잔 ‐ 149

이즈모후지 (出雲富士, いずもふじ)
- 후지 주조, 시마네현 이즈모시
- 이즈모의 땅에서 후지산처럼 사랑받기를 기원하며 지은 네이밍
- 팔백만의 신이 모인다는 이즈모타이샤와 사케의 신을 모신 사카신사가 있는 이즈모의 사케
- 증미와 짜내기를 중심으로 철저한 수작업 고수


일본에서의 후지라는 단어는 상당한 의미를 가집니다. 도쿄에서 직선거리로 약 100킬로 서쪽에 위치한 후지산은 3,776미터로 일본에서 가장 높은 산이자 단봉으로 일본의 영산(霊山)으로 불립니다. 에도시대의 우키요에에도 등장하며 일본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후지산의 후지를 富士, 冨士, 不二로 쓰기도 하고 별명으로 후가쿠(富嶽), 후요호(芙蓉峰)로 쓰이기도 합니다.

워낙 상징성이 강한 산이다 보니 일본의 각 지역에서는 그 지역의 상징적인 화산 또는 원추형의 단봉을 그 지역의 옛 이름이나 연관된의 단어에 후지를 붙여서 부르기도 합니다.

전국의 후지산 - 츠루오엑스 인용

이를 향토후지 즉 쿄도후지라고 하는데 예를 들면 홋카이도의 요테이잔은 에조후지, 야마가타와 아키타에 걸친 쵸카이산은 데와후지, 아오모리의 이와키산은 츠가루후지와 같은 형식입니다. 이와 같은 후지는 전국에 100개가 훌쩍 넘어갑니다.

그리고, 후지산의 날이 2월 23일인데 이는 후(ふ/ 2), 지(じ / 2), 산(さん / 3)이라는 언어유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합니다.

금일 소개할 사케도 바로 이렇게 후지가 붙는 브랜드인 '이즈모후지'입니다.

이즈모는 시마네현 동쪽 지역의 옛 이름입니다. 일본 내에서도 인접한 돗토리현과 더불어 가장 낙후되고 시골의 이미지가 강한 곳입니다. 이 이즈모는 폐번치현 후 현재 시마네현으로 이름이 바뀌었는데 우리에게는 독도 때문에 자주 이름이 오르내리는 바로 그곳입니다.

이즈모 타이샤 - 재팬쿠루 인용

이즈모에는 아주 유명한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팔백만의 신이 모인다는 '이즈모타이샤'(出雲大社)입니다. 이즈모타이샤가 모시는 신이 바로 오오쿠니누시노 오오카미(大国主大神)로 일본의 건국신화에 등장하는 가장 오래된 신사 중 하나입니다.

일본 최고(最古) 역사서인 고사기에 등장하는 신화의 대부분이 이곳 이즈모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워낙 외진 곳에 있어서 그러기도 하지만 일본인이 죽기 전에 한 번은 가봐야 할 곳으로 선정된 곳 중 하나입니다.

이즈모타이샤의 토리이 - 고슈인쵸 인용

일본도 정식적으로 쓰이지는 않지만 종교적으로나 카이세키 요리집 같은 곳에서는 아직도 음력이 쓰이고 있습니다. 이 음력은 달마다 별도의 명칭이 있는데 5월의 사츠키(皐月), 6월의 미나즈키(水無月), 10월의 칸나즈키(神無月) 등이 있습니다. 10월은 한자로만 보면 신이 없다는 신무월(칸나즈키 / 神無月)인데, 이곳 이즈모에서는 신이 있다는 뜻으로 신재월(카미아리즈키 / 神在月)이라는 명칭이 있습니다.

일본의 팔백만의 신들이 음력 10월에 이즈모에 모여 국가의 평안과 무사, 오곡풍양, 인연 맺기 등의 회의를 주관하고 이 회의가 끝나면 팔백만의 신은 '나오라이'라고 불리는 술잔치를 벌이고 다음날 팔백만 신은 각자의 나라로 돌아갑니다.
이즈모에서만 음력 10월을 카미아리즈키라 부른다.

그리고 이즈모는 사케의 발상지 중 한 곳입니다. 일반적으로는 나라현의 쇼라쿠지와 미와신사가 가장 유명하고, 효고현의 이타미시도 발상지로 꼽힙니다.

이타미는 에도로 향하는 쿠다리자케의 중심지로 기존의 탁한 사케에서 맑은 사케를 양조하기 시작해 이름 그대로 청주(清酒)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여 현지에는 청주발상지 비석도 놓여있습니다.

약 1300여 년 전에 발간된 이즈모국 풍토기(出雲国風土記)에는 여러 신들이 모여 술을 빚고 180일간 술잔치를 벌였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 신들 중 술을 빚는 '양조의 신' 쿠스노카미를 모시는 사카신사(佐香神社)가 사케의 발상지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일설에는 이 사카신사의 사카가 사케의 어원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사케 발상지 중 하나인 사카신사 - 하테나블로그 인용

여기 시마네현의 이즈모시에서 이즈모후지를 양조하는 곳은 지역의 역사성과 별개로 양조장 자체는 1939년에 창업한 100년도 되지 않는 상당히 젊은(?) 양조장입니다. 상기의 향토후지의 감각으로 보면 이 지역에 후지산으로 불릴 만한 산이 있어서 붙여진 네이밍 같으며, 실제로 불과 40킬로 정도의 위치에 이즈모후지라 불리는 1,126미터의 산베산이 있고 인근 돗토리현에는 다이센(大山)이라는 1,729미터의 호우키후지라 불리는 전국적 명산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의 작명의 배경은 이즈모의 땅에서 후지산처럼 사랑받는 명주가 되어라고 지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이즈모후지 - 야마토야 인용

초대 창업자의 이런 작명 배경에 이어서 최근에는 '이즈모를 빚고, 후지에 뜻을 둔다'는 슬로건으로 사케를 양조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즈모의 자연 속에서 가능한 한 기계가 아닌 사람의 손으로 술을 빚고자 하고 있습니다.

쌀이 가장 변화가 심한 공정의 하나가 증미입니다. 예로부터 겉은 딱딱하고 속은 부드러운 이른바 겉빠속촉인 외경내연의 증미가 이상적이라고 여겨져 왔습니다. 이즈모후지는 이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 아직도 나무로 된 사각형의 틀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부드러운 증기로 쌀 한 알 한 알에 영혼을 담습니다. 그리고 술을 짜내는 시보리에 있어서도 키부네시보리(木槽搾り)라는 전통적인 목조 통을 사용합니다.

후지주조의 토지, 이마오카 토시아키 씨

수작업으로 할 때는 자동화 작업보다 훨씬 더 직원이 많이 필요하지만 수작업으로 영혼을 불어넣으면서까지 만들어낸 술덧(모로미)을 기계로 짜버리기에는 뭔가 아쉬움이 남아서 아직도 전통 방식을 고수한다고 합니다. 천으로 된 술주머니에 술덧을 넣고 쌓아 올리면서 인공의 힘이 아닌 한 방울, 한 방울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사케를 담아냅니다.

2019년 창업 80주년을 맞아서 라벨을 전격적으로 리뉴얼했습니다. 이즈모타이샤의 상징인 인연을 맺는다는 '엔무스비'의 의미를 살려 구름이 서로 맞물리는 모양이 마치 후지산을 연상시키는 라벨입니다.

2019년 리뉴얼된 라벨로 맞닿은 구름이 후지산을 연상시킨다

 

그럼 이즈모후지의 대표적인 라인업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 쥰마이다이긴죠 아마노무라쿠모
신화 야마타노오로치의 전설을 표현한 이즈모후지의 최고봉 쥰마이다이긴죠로 수량한정
특정명칭 : 쥰마이다이긴죠
알코올 도수 : 16%
정미비율 : 35%
재료 : 이즈모산 야마다니시키 100%

* 쥰마이다이긴죠 고햐쿠만고쿠 무로카나마겐슈
저온에서 천천히 발효시켜 나가며 전통목조의 틀에서 정성스럽게 담아낸 무여과생원주의 쥰마이다이긴죠
특정명칭 : 쥰마이다이긴죠
알코올 도수 : 15%
정미비율 : 50%
재료 : 시마네현산 고햐쿠만고쿠 100%

* 이즈모후지 쥰마이긴죠
싱싱하고 화려한 향기가 감도는 쥰마이긴죠로 프루티한 향기와 상쾌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사케
특정명칭 : 쥰마이긴죠
알코올 도수 : 16%
정미비율 : 50%
재료 : 시마네현산 야마다니시키 100%

* 이즈모후지 쥰마이긴죠 쵸카라구치
시마네현산 사카니시키를 이즈모의 연수와 옛방식의 짜내기로 조화를 이뤄낸 상쾌한 카라구치 쥰마이긴죠
특정명칭 : 쥰마이긴죠
알코올 도수 : 16%
정미비율 : 55%
재료 : 시마네현산 사카니시키 100%


* 이즈모후지 토쿠베츠 쥰마이
시마네현이 발상지인 사카니시키라는 쌀을 60%로 정미하여 감칠맛과 카라구치를 잘 표현한 사케
특정명칭 : 토쿠베츠 쥰마이
알코올 도수 : 16%
정미비율 : 60%
재료 : 시마네현산 사카니시키 100%


* 이즈모후지 쥰마이
시마네현산의 야마다니시키를 사용했으며 청량감과 상쾌함을 가진 쥰마이슈로 요리를 돋보이게 하는 식중주
특정명칭 : 쥰마이
알코올 도수 : 16%
정미비율 : 70% / 60%
재료 : 시마네현산 야마다니시키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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