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本酒研究会

[니혼슈 칼럼 116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97 우부스나 (産土, うぶすな)

登録日:24-10-13 19:52  照会:344
소주韓잔 사케日잔 ‐ 97

우부스나 (産土, うぶすな)
 - 하나노카 주조, 쿠마모토현 나고미마치 (熊本県 和水町)
 - 태어난 땅 또는 태어난 지역의 토착신을 의미하는 우부스나
 - 필자가 아직도 단 한 번도 구경도 못해본 구하기 힘든 사케의 대명사
 - 물, 쌀, 자연의 고장 쿠마모토현의 최대의 명주

필자가 쓰는 칼럼은 철저하게 직접 마신 사케를 대상으로 써오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써야 할 사케가 있어서 꼭 한번 마셔보고 쓰려고 했으나 도저히 구하기도 어렵고 판매하는 곳을 찾기도 어려워 칼럼 회차가 100회가 다 되어가는 지금 더 이상은 미룰 수 없어서 금번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사케를 소개해드리기 전에 이 사케 양조장이 있는 쿠마모토현을 알고가야 합니다.
큐슈의 한가운데 위치한 쿠마모토현은 불의 나라(火の国)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물이 가장 풍부한 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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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슈지방 쿠마모토현 나고미마치

전 세계에서도 손꼽힐 정도의 초대형 칼데라 화산인 아소산이 있고 이 아소산의 분화에 의해 흘러나온 화쇄류의 영향으로 물도 통과하지 못하는 암반층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시라누이(不知火)라는 신기루 현상이 쿠마모토 앞바다에 마치 불이 번진 것처럼 매년 음력 8월 1일 경에 생기기도 해, 여러 설이 있지만 이 때문에 불의 나라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본에는 재미반 농담반으로 각 지역별로 유명한 특산물을 얘기할 때, 이 지역에 가면 수도꼭지만 틀면 이 특산물이 나온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오이타현에 가면 수도꼭지만 틀면 온천이 나오고, 야마나시현에 가면 와인이 나오고, 시즈오카현에 가면 녹차가 나오며 에히메현에 가면 오렌지 쥬스가 나온다는 식입니다. 쿠마모토는 수도꼭지만 틀면 생수가 나온다고 할 정도로 엄청나게 우수한 수원과 지하수가 풍부합니다.

큐슈 쇼츄 - BELLUNA 인용
큐슈 쇼츄 - BELLUNA 인용

큐슈는 전통적으로 사케보다 쇼츄(焼酎)가 아주 유명한데 그중에서도 오이타현은 보리소주(무기쇼츄), 카고시마와 미야지키는 고구마소주(이모쇼츄), 카고시마의 남쪽 아마미는 흑당소주(코쿠토쇼츄)가 아주 유명합니다.
그런데 쌀로 만든 소주(코메쇼츄)는 바로 이곳 쿠마모토가 가장 중심지역입니다.

또, 일본내에서 말고기가 가장 유명할 정도로 말의 사육이 성황이며, 사케로 접근하면 항상 품평회에 '협회 9호' 효모를 써야만 입상한 다는 정설이 있는데 그 '협회 9호' 효모 또한 쿠마모토가 발상지이기도 합니다.

이 천혜의 특성들을 잘 살려서 자연과 함께 상생하면서 전설이 되어가고 있는 사케가 금번 소개할 우부스나(産土) 입니다.

한국에서는 너무나 유명한 사케이며 이번 칼럼을 계기로 자료를 찾아보던 중 이 사케는 아직 마셔보지도 못했지만 일본의 지리 자격증까지 딴 필자의 조그만 상식으로 접근해 보면 무조건 맛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입니다.

그 얘기를 차근차근 풀어나가 보고자 합니다.


우부스나를 양조하는 양조장은 하나노카 주조로서 쿠마모토현 북부의 나고미마치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우부스나 - 홈페이지 인용
우부스나 - 홈페이지 인용

우부스나는 읽기 어려운 사케의 대명사로서 일본인들의 10%도 읽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고어입니다.
그 표면적인 뜻은 사람이 태어난 땅, 출생지, 고향의 뜻이며 태어난 지역의 토착신을 우부스나카미(産土神)라고 하는데 그 줄임말로 우부스나라고 하기도 합니다.  

하나노카 주조는 1902년에 창업한 쿠마모토의 양조장으로서 현재는 6대째 칸다 키요타카(神田 清隆) 씨가 2011년에 취임해서 양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칸다 키요타카 씨가 2021년 12월에 론칭하기 시작한 브랜드가 바로 우부스나입니다.

와인에 있어서 테루아(Terroir)라는 단어가 사전적으로는 토지, 토양, 풍토를 뜻하는 단어이지만, 그 와인을 빚어내기 위해서 갖춰야 하는 재배방법과 철학까지도 광의로 해석될 수 있는데 이 테루아의 의미를 일본어로 대입한 것이 바로 이 우부스나입니다.

이 우부스나만이 가진 환경과 풍토, 그리고 재배법 등을 간단히 소개해봅니다.

하나노카 주조 6대째 사장 칸다 키요타카 - 홈페이지 인용
하나노카 주조 6대째 사장 칸다 키요타카 - 홈페이지 인용

일본에 장식고분(装飾古墳)이라는 무덤이 있습니다. 석관 또는 석실 그리고 벽면 등에 조각을 하거나 선을 그려 넣고 채색을 하는 등 원시미술의 문양과 그림 장식이 행해진 고분인데 이 고분이 많이 발견된다는 것은 예로부터 농업이 번창했으며 그 지역이 번성했음을 의미합니다.

일본 내에 총 700개 정도가 발견이 되었는데 쿠마모토에만 200여 개가 있을 정도로 벼농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지역이 바로 여기 쿠마모토입니다. 
특히 하나노카 주조가 있는 나고미마치가 있는 키쿠치가와(菊池川)라는 강 유역에 상당수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벼농사가 성행했다는 사실도 중요하나 그 쌀의 재배환경이 뛰어났기에 쌀의 품질이 아주 뛰어납니다.

양조장에서 약 40여 킬로 떨어진 아소산은 동서 18킬로, 남북 25킬로, 한 바퀴 둘레가 약 100킬로의 어마어마한 칼데라를 가지고 있으며, 칼데라 안에만 2만 6천 명의 인구가 살고 있고, 철도와 국도가 정비되어 있습니다. 9만 년 전의 이 아소산 대분화 때 흘러나온 화쇄류가 만들어 낸 암반층이 풍부한 지하수를 생성시켰고, 이로 인해 수도꼭지만 틀면 생수가 나온다는 쿠마모토의 물은 좋은 사케를 빚어냄에 있어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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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산 - 쿠마모토현 관광연맹 인용

이러한 환경의 영향으로 에도시대 때 천하제일의 쌀이라고 불리던 쌀이 바로 쿠마모토의 옛 지명인 히고가 붙은 히고마이(肥後米)입니다. 가장 지위가 높았던 사무라이인 쇼군에 헌상되기도 했고, 스모선수가 천하장사인 요코즈나가 되면 받아가는 경품이기도 했습니다.

이 히고마이는 한때 소멸되어 멸종된 쌀이었으나, 6대째 사장인 칸다 키요타카 씨가 쌀과 관련된 어느 자료관에서 쌀품종 계보도를 보게 되는데 여기에 타 지역의 품종과 더불어 쿠마모토의 호마세(穂増)라는 품종을 발견하게 됩니다.

당시 동행한 가이드 및 전문가들도 호마세의 존재를 몰랐을 정도로 알려지지 않은 쌀이었으며 그때 어렵게 입수한 불과 40알로 2017년에 부활재배에 성공시키게 되고, 이를 사케로까지 출시하게 되는데 그 브랜드가 바로 우부스나 호마세(産土 穂増)입니다.

* 우부스나의 기본 양조 철학

우부스나의 양조철학의 기본은 사케는 농작물에 가까운 존재이며, 술의 맛은 땅의 자연을 해치지 않고 자연 속에서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단순히 마시고 없어지는 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에게 사케를 조상으로부터 이어져 온 전통 공예나 예술작품에 가깝게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우부스나는 철저하게 쿠마모토의 나고미마치의 현지에서만 재배되는 쌀만 100%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찌 보면 당연한 듯이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봄에 스스로 지원한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모내기를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행하고 있으며, 가을에 수확 후에도 땅이 자연의 힘을 유지하도록 동절기 담수도 하고 있으며 가장 특이한 점은 말이 땅을 일구는 바코(마경) 작업을 한다는 것 입니다.

우부스나의 바코(馬耕) 작업 - 홈페이지 인용
우부스나의 바코(馬耕) 작업 - 홈페이지 인용

또한 천혜의 물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양조장에서 길러내는 우물에 대해 직원 전원이 우물을 지켜주는 신에게 기도를 올리는 제사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참고로 하나노카(花の香) 주조의 이름은 우리말로 하자면 꽃향기인데 창업 시 양조장 내에 떠도는 매실향에서 착안해서 명명한 것이며, 라벨은 양조와 흙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중요한 미생물을 모티브로 해서 도안되었습니다.

 브런치 글 이미지 10
우부스나 라벨 - 홈페이지 인용


* 라인업 소개

이 어마어마한 우부스나의 라인업을 하기와 같이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우부스나 카마시코 (産土 香子)
브런치 글 이미지 11

3년의 세월에 걸쳐 부활시킨 재래종 히고카바시코(肥後香子)로 양조한 라인업이며 그 이름대로 쌀의 향기가 진하고 증미를 하면 주위에까지 고귀한 향기가 퍼집니다. 효모 자체의 향기보다 쌀 자체가 가진 향기가 여운을 만들어 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우부스나 호마세 (産土 穂増)
브런치 글 이미지 12

자연재배한 에도시대 쿠마모토 재래종인 호마세로 빚은 상당히 희소성이 높은 사케이며 화려한 향기와 토지 특유의 다양성이 조화로운 맛으로 어울려 밸랜스가 아주 좋습니다. 



우부스나 야마다니시키 (産土 山田錦)
브런치 글 이미지 13
쿠마모토 9호 효모의 독특한 향기와 사케 본래의 단맛을 현지의 뛰어난 물의 텍스쳐가 밸런스 좋게 잘 풀어내고 있습니다. 겪어보지 못한 프레쉬함과 감칠맛이 입안에서 상당한 인상을 안겨줍니다.
      


우부스나 2018 EFFERVESCENT (産土2018 EFFERVESCENT)
브런치 글 이미지 14
전통적인 상식에서는 사케에 적합하지 않다고 했던 균과 기적적인 만남에 의해 만들어진 사케로 감귤향과 견과류 향이 넘쳐나며 어패류 요리와 상당히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현지 지역 위주로 판매되는 하나노카 시리즈입니다.

      
하나노카 오우카 (花の香 桜花)
브런치 글 이미지 15
야마다니시키를 50%까지 깎아서 수작업으로 정성 들여 빚어낸 꽃과 같은 진한 향기와 뒷맛이 깔끔한 쥰마이다이긴죠입니다. 
      


하나노카 킥카 (花の香 菊花)
브런치 글 이미지 16
쿠마모토 효모에 의한 경쾌한 감칠맛과 산미가 뛰어나며 어떤 요리와의 마리아주가 좋은 쥰마이긴죠입니다. 
      

하나노카 바이카 (花の香 梅花)
브런치 글 이미지 17
향기를 최대한 끌어낸 화려하고 부드러운 사케로 깨끗한 투명감과 뒷맛이 깔끔한 하나노카의 최고봉 쥰마이다이긴죠입니다. 
      

하나노카 아카자케 (花ノ香 赤酒)
브런치 글 이미지 18
카토 키요마사 등 역대 쿠마모토 번주에게 사랑받아 온 붉은 사케인 아카자케를 전통 제법으로 부활시킨 것으로 고급스러운 단맛과 부드러운 농후함이 특징입니다. 


우부스나는 그렇게 오래된 전통 명주는 아니지만 스스로의 철학을 철저히 관철해 내며 지역과 손님에게 기여하겠다는 그 일념으로 2017년에 프랑스 KURA MASTER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고, 센다이 니혼슈 서밋에서 1위에 올랐으며, 전국의 주판점이 가장 소비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품평회인 사카야 대상(酒屋大賞) 2023에서 은상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진정한 지자케로서 최강의 사케라는 생각도 듭니다.  
보이면 무조건 사야 되는 사케 중 하나로 강력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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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홈페이지의 편집 제약상 사진 편집이나, 인용사진 표현이나 본문의 편집 방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게 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일목요연하게 리스트화 되어 있는 사이트가 하기에 잘 정리되어 있으니, 참고 하시면 많은 도움이 되실겁니다. 

https://brunch.co.kr/@jemisama-s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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