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本酒研究会
[니혼슈 칼럼 239회] 소주韓잔 사케日잔 - 219 죠잔 (常山, じょうざん)
登録日:26-10-29 00:00 照会:2
소주韓잔 사케日잔 ‐ 219
죠잔 (常山, じょうざん)
- 토코야마 주조, 후쿠이현 후쿠이시
- 같은 한자지만 양조장은 토코야마 주조, 브랜드는 죠잔이라고 읽는 특이함
- 후쿠이현을 대표하는 드라이함을 극대화한 에치젠 카라쿠치의 대명사
- 와(和)의 정신에서 좋은 술이 태어난다는 화양양주가 양조철학
후쿠이현이라고 아십니까? 대개 뚜렷이 내세울만한 임팩트가 없는 지방자치단체의 경우는 그 지역의 시인, 작가, 교통의 요충지 등 억지로 짜내는 듯한 인상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후쿠이현도 딱히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는 가운데 유일하게 미는 지역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공룡입니다.
1982년 후쿠이현 카츠야마시에서 한 고등학생이 우연히 중생대 백악기 시대의 '악어 이빨 화석'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 발견을 계기로 전문가들이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하자 악어뿐만 아니라 육식 공룡의 이빨과 뼈 화석이 줄줄이 출토되기 시작했습니다. 카츠야마시의 지층은 과거 백악기 시절 커다란 강이 흐르던 곳으로 홍수 등으로 인해 공룡의 뼈가 한 곳에 뭉쳐 퇴적된 곳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후쿠이 공룡박물관 내부
현재 일본 전역에서 발견되는 공룡 화석의 80% 이상이 바로 이 후쿠이현 카츠야마시 한 곳에서 출토됩니다. 이곳에서 최초로 발견되어 학계에 등록된 신종 공룡만 해도 후쿠이랍토르, 후쿠이사우루스, 후쿠이티탄 등 다양합니다. 이에 후쿠이현은 2000년도에 세계 3대 공룡박물관으로 손꼽히는 공룡박물관을 건립하게 되었고 공룡은 후쿠이현의 최대 상징물이 되었습니다.
참고로 후쿠이현 내에서 공룡 화석이 발견된 지역인 카츠야마와 한자까지 똑같은 사케 브랜드가 있습니다만 이 카츠야마라는 사케는 참고로 후쿠이현과 무관한 미야기현의 사케입니다.
미야기현의 사케 카츠야마
사케에 있어서는 후쿠이현은 무시할 수 없는 곳입니다. 바로 본(梵)과 코쿠류(黒龍)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지역은 일본의 아주 유명한 노토 토지(杜氏)가 지배하는 곳입니다. 노토 토지는 전국의 4대 토지 유파 중 하나이며 묵직하고 농후한 클래식한 사케로 대표되는 집단입니다. 에도 시대 후기부터 척박한 겨울 환경을 이겨내며 발전해 온 노토 토지 유파는 쌀의 감칠맛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면서도 깔끔하게 떨어지는 중후한 매력의 사케를 빚어내는 것으로 명성이 높습니다.
노토 토지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전통 기법이 바로 야마하이 또는 키모토 공법입니다. 현대식 인공 유산을 첨가하지 않고 자연계의 유산균이 자라나기를 인내심 있게 기다려 미생물을 배양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노토토지 4대 천왕 - 에이가노코토 인용
최근의 트렌드인 프루티하고 향긋한 방향과는 조금 결이 맞지는 않아서 마니아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주질입니다. 그리고 이 노토 토지의 4대 천왕이라고 있는데 사케 업계에 있어서 제 각각 어마어마한 족적을 남긴 것으로 유명합니다.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農口尚彦研究所)로 까지 정한 '노구치 나오히코', 카이운(開運)의 하세 쇼키치, 텐구마이(天狗舞)의 나카 사부로, 죠키겐(常きげん)의 산파이 코이치가 그 주인공 들인데 지금은 노구치 나오히코 씨 이외는 다 별세하였습니다.
금일 소개드릴 사케는 이 후쿠이현의 또 하나의 명주 죠잔(常山)입니다. 죠잔을 양조하는 곳은 토코야마 주조(常山酒造)로 에도 시대 후기인 1804년에 창업하여 올해로 2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후쿠이의 맛을 지켜온 가장 오래된 터줏대감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같은 한자인데 브랜드를 읽을 때는 음읽기인 죠잔으로 읽고 양조장을 얘기할 때는 훈읽기인 토코야마로 읽는다는 점입니다.
죠잔의 타루자케 - 홈페이지 인용
2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죠잔의 역사는 순탄하지만은 않았으며 의지와 집념으로 가득 찬 드라마였습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후쿠이 공습으로 인해 양조장이 전소되는 비극을 겪었고 겨우 재건의 기틀을 마련했을 무렵인 1948년에는 미증유의 대재앙이었던 ‘후쿠이 대지진’으로 인해 또 한 번 양조장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는 절망을 맛보았습니다.
모든 것이 잿더미와 돌무더기로 변했을 때 그들을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토코야마 주조의 사케가 없으면 후쿠이의 겨울을 버틸 수 없다"며 찾아온 지역 주민들과 애호가들의 격려였습니다. 장인 정신으로 직원들은 효모를 지켜냈고 술통을 다시 세웠습니다. 그리고 현재 9대째 사장인 죠잔 신페이(常山晋平) 씨에 이르러 전통의 무게에 트렌디한 모던함을 더한 전 세계적 명주로 완벽하게 부활했습니다.
9대째 사장 토코야마 신페이 씨 - 사카구라반류 인용
죠잔의 양조 철학은 화양양주(和醸良酒)로 정의됩니다. 와(和)의 정신에서 좋은 술이 태어난다는 뜻입니다. 와는 일본의 문화를 대변하는 단어이기도 한데 이 글자가 들어가는 조화, 평화, 화목, 화합 등의 단어만 보면 어떤 의미인지 느낌이 오실 겁니다. 이에 사케의 콘셉트가 자연과 전통과의 조화, 지역 및 파트너와의 우호, 동료와의 화합, 그리고 무엇보다 일본주에 마음을 기울여 주시는 고객과의 친화입니다.
죠잔은 사케를 빚어내는 자연환경이 일단 최고 수준입니다. 예로부터 후쿠이현의 청정한 산과 맑은 물을 에츠잔쟈쿠스이(越山若水)라고 표현했는데 최고의 자연 속에서 나온 쌀과 물로 빚어내는 사케는 그 출발점부터가 다릅니다. 역사적으로도 일본을 대표하는 쌀 생산지며 일본의 3대 명산 중 하나인 하쿠산 계열의 물로 양조하고 있습니다.
츄부지방 후쿠이현 후쿠이시
노토 토지가 지배하는 지역의 사케 성향이 그러하듯 죠잔도 드라이하고 깔끔하며 상쾌한 것이 특징입니다. 후쿠이현의 옛 국명이 에치젠이라 이 드라이함을 ‘에치젠 카라구치’ 또는 '에치젠 드라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9대째 사장인 토코야마 신페이 씨가 2018년에 토지가 된 이후 숙성된 맛이 더욱 깊어졌다고 팬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자신이 이어받은 지 4년 차에 전국 신주 감평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리기도 하였습니다.
또 프랑스에서 열리는 식품 전문가들이 주최하는 권위 있는 사케 콩쿠르 ‘Kura Master 준마이 다이긴죠 부문'에서 최고상인 플래티넘상을 수상했고 2020년과 2021년에도 금상을 수상하며 국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토코야마 주조 전경 - 홈페이지 인용
노토 토지가 지배하는 후쿠이현이지만 1997년 론칭된 죠잔은 엄밀히 말하면 남부 토지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7대째 사장인 아버지가 죠잔을 기획할 때 남부토지협회 소속의 쿠리야마 토지(栗山 杜氏)를 영입해 술을 빚었습니다. 이 시기에 기술적 혁신을 이루며 술의 품질이 비약적으로 상승했습니다
최상의 깔끔함을 추구하며 주조호적미와 정미비율을 연구해 드라이함을 콘셉트인 카라쿠치로 죠잔의 라인업을 구축했습니다. 기존에도 니혼슈도 +6으로 매우 드라이한 맛을 중심으로 양조하고 있었습니다만 +8 전후의 준마이다이긴죠, +21 전후의 초카라쿠치 생원주 토비키리카라 등을 만들어 드라이함을 극대화했습니다. 드라이한 술을 만들기 위해 중요한 것은 발효 기간과 효모의 힘을 약화시키지 않으면서 잡맛이 나지 않도록 하는 균형입니다. 이를 실현시킨 것은 바로 남부 토지의 솜씨였습니다.
죠잔 라인업 - 홈페이지 인용
‘술 만들기는 먼저 환경부터’를 모토로 매일 아침 작업 전 직원 모두가 철저히 청소를 합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양조장에서 쌀을 운반할 때 쓰는 에어슈터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옮깁니다. 기계로 운반된 쌀이 잡미로 이어질까 두려워서입니다. 투명감 있는 맛을 추구하다 보면 잡미를 발생시킬 수 있는 원인은 최대한 제거합니다. 공정을 하나하나 세밀하게 재검토함으로써 자신이 추구하던 이상적인 사케에 더 가까워졌다고 합니다.
사케를 빚기 위한 탱크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토코야마 주조의 양조가 시작되는 9월쯤이면 외부 기온이 아직도 30도를 넘는 날이 있는데 효모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도록 외부 공기와의 온도 차이 영향을 최소화한 특수 탱크를 사용합니다.
토코야마 주조 내부 - 홈페이지 인용
토코야마 주조의 초기 브랜드는 하부타에 마사무네(羽二重正宗)였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사케의 시대가 도래함을 예견하고 7대째 사장이 1997년 새로운 준마이슈로 '죠잔'을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후쿠이현 앞바다에서 잡히는 신선한 해산물에 어울리는 사케로 개발한 것으로 우아하게 올라오는 긴죠 향과 부드럽고 상큼한 첫맛에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뒷맛이 특징입니다. 후쿠이의 명물 중 하나인 ‘오로시 소바’ 및 고등어를 소금과 쌀겨에 절여 발효시킨 후쿠이의 향토 요리인 '헤시코' 와도 궁합이 좋으며 섬세한 소바 향을 방해하지 않고 무즙의 상큼함과도 잘 어울린다고 평가받습니다.
항상 사케에 있어서 페어링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게 되고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데 제가 생각하는 가장 명쾌한 답은 양조장의 위치를 파악하면 그 답이 의외로 쉽게 찾아집니다. 바닷가에 있는 양조장이면 아무래도 해산물과 잘 어울리게 양조를 해 왔을 것이고 내륙지방이면 야키토리 같은 육류나 버섯요리, 간장 및 된장 베이스의 음식과 잘 맞습니다. 이를 일본에선 지산시소(地産地消)라고 하는데 한마디로 그 동네의 사케는 그 동네의 음식과 가장 잘 어울린다는 것입니다.
후쿠이현의 전통요리 - 후쿠이노노교 인용
현재 사장인 토코야마 신페이 씨는 해외 와인 와이너리를 방문하면서 대부분의 양조장에서 제조 과정을 견학하고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와인 시음까지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합니다. 이에 토코야마 주조는 JR 후쿠이역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어 견학 신청이나 주류 판매점이 타 현에서 방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착안해 2018년 8대째 사장이었던 어머니와 함께 양조장 리뉴얼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역사가 깊은 양조장 건물의 10m가 넘는 느티나무 대들보를 활용하고 2층에는 전통 자재를 사용하여 거래 및 견학에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으로 조성했으며 1층 통에서 양조되는 사케의 향이 올라와 사케의 매력을 더욱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로써 귀빈이나 거래처가 올 경우 정보 교환, 이벤트, 프레젠테이션 장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토코야마 주조 2층 - 카테이가호 인용
그리고 화양양주에 근거한 토코야마의 양조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양조장이 있는 후쿠이현 쌀만 100% 사용할 것
둘째, 후쿠이현 및 계약 농가와의 연계를 통한 농업에서의 기여
셋째, 죠잔 특유의 담백하고 준마이만을 양조하는 것
그리고 ‘죠잔을 마시는 분과 사케를 통해 대화한다’는 것 또한 아주 중요한 철학입니다. 마치 예술품이나 음악처럼 한 번 마시면 잊을 수 없고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사케를 양조하고자 한다고 합니다. 이는 보다 더 소비자에게 가까이 다가서고 더 큰 만족을 드리기 위한 작은 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죠잔의 대표적인 라인업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죠잔 준마이 카라쿠치 쵸(超)
죠잔의 원점이자 대표적인 오리지널 브랜드
날카로운 목 넘김과 부드러운 쌀의 감칠맛이 특징으로 요리와 어우러져 다양한 온도대에서 즐길 수 있는 깊은 품격의 준마이
특정명칭 : 준마이
주조호적미 : 고햐쿠만고쿠
정미비율 : 50% / 65%
알코올 도수 : 15%
*죠잔 준마이긴죠 카라쿠치 토비(飛)
여타 사케를 압도하는 날카로움과 투명함이 특징으로 깔끔하게 떨어지는 뒷맛과 세련된 감칠맛을 철저히 다듬은 명품
특정명칭 : 준마이긴죠
주조호적미 : 고햐쿠만고쿠
정미비율 : 50% / 60%
알코올 도수 : 15%
*죠잔 준마이다이긴죠 호쥰 카라쿠치 키와미(極)
세련된 품격과 섹시함을 품은 카라쿠치로 최상의 산뜻함, 고급스러운 긴죠향, 투명감 있는 감칠맛이 삼위일체를 이룬 일품
특정명칭 : 준마이다이긴죠
주조호적미 : 고햐쿠만고쿠
정미비율 : 50% / 50%
알코올 도수 : 15%
*죠잔 에츠잔쟈쿠스이(越山若水)
후쿠이현이 새로이 개발한 주조호적미 '사카호마레'를 전량으로 양조한 사케로 바다처럼 상큼한 미네랄감과 산처럼 무게감 있는 강렬한 맛을 겸비한 사케
후쿠이의 기후와 풍토를 나타내는 ‘에츠잔쟈쿠스이’를 브랜드로 네이밍
특정명칭 : 준마이다이긴죠
주조호적미 : 사카호마레
정미비율 : 45%
알코올 도수 : 15%
*죠잔 후나바하츠즈메 즈이이치(槽場初詰 随一)
전통 압착기계인 후나바 그리고 그 해의 처음 짜낸 사케라는 의미의 하츠즈메로 네이밍 된 사케
최고의 쌀을 사용하고 최고의 사케를 빚겠다는 각오로 양조된 한정주
특정명칭 : 준마이긴죠
주조호적미 : 고햐쿠만고쿠
정미비율 : 50% / 60%
알코올 도수 : 15%
발매시기 : 11월에 발매되는 한정주
*죠잔 야마다니시키
후쿠이현 계약 농가가 정성을 다해 재배한 야마다니시키로 만든 사케
야마다니시키 특유의 우아하고 풍부한 맛이 입맛을 사로잡는 일품
주조호적미 : 야마다니시키
정미비율 : 비공개
알코올 도수 : 15%
발매시기 : 매년 특별히 판매되는 한정주로 별도의 라벨에 해당 연도의 빈티지가 기재
한국에서 일본의 사케를 드시고자 하는 분을 위해서 직구 사이트를 운영중입니다.
그리고 필자의 저서의 구매처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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